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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완벽한 화질에 질린 이들에게 ④ 6000만 화소 SL3로 맛보는 서민파 명옥 | Summaron L35mm F3.52026-09-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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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Summaron L35mm F3.5

『Leica Summaron L35mm F3.5』

1946년부터 1950년대에 걸쳐 제조되었습니다.

전쟁 전부터 제조되던 베스트셀러 렌즈 「Elmar L35mm f3.5」의 후속 모델로 등장했습니다.

3군 4매 구성의 엘마가 부드러운 묘사를 보여준 것과 달리, 4군 6매의 더블가우스형으로 개량되어 화면 주변부까지의 해상력과 묘사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산한(3.5) 즈마론"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으며, 올드렌즈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팬이 많은 렌즈입니다.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서는 "Xenon L50mm F1.5", "Hektor L73mm F1.9", "Summarex L85mm F1.5"처럼 희귀도 높은 렌즈들을 다뤄왔는데, 이번에는 올드 라이카 렌즈 중에서도 저렴한 가격대, 이른바 서민파 렌즈라 할 수 있는 존재인 "Summaron L35mm F3.5"에 초점을 맞춰보았습니다.

즈마론 전기형(왼쪽)과 후기형(오른쪽)

전기형(왼쪽)과 후기형(오른쪽)

즈마론 L35mm F3.5에는 형태 차이로 전기·후기 두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렌즈 구성은 동일하므로 화질 차이는 없습니다.

전기형은 더 컴팩트한 형태로, 클래식한 폼이 매우 매력적이지만 조리개와 초점이 함께 움직여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조리개 값을 바꾸려면 일단 무한대 잠금 위치로 가져오는 등, 초점 경통을 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SL3에 후기형을 장착하고 촬영에 나섰습니다.

SL3에 장착한 즈마론 후기형

초고화소로 그려내는 놀라운 해상의 선

역 구내 철골 지붕 작례

F8 1/10초 ISO100 BW+HC

역 구내의 복잡하게 얽힌 철골 지붕. 개방 F3.5의 콤팩트한 올드렌즈에게는 버거워 보이는 피사체지만, 교차하는 파이프와 가지런히 늘어선 조명의 디테일, 그리고 정차한 열차의 윤곽까지 선이 무너지지 않고 정밀하게 그려냅니다.

고화소 SL3의 묘사 성능에 즈마론의 포텐셜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헬리코이드 어댑터로 근접 촬영한 직물 작례

F4 1/25초 ISO100 STD

즈마론의 최단 촬영거리는 1m. 35mm라는 초점거리를 감안하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헬리코이드가 달린 마운트 어댑터를 활용해 한층 더 바짝 다가가 보았습니다.

M형 바디로는 할 수 없는 재주, SL3를 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선명한 실 한 올 한 올이 서 있는 듯한 입체감이 만들어졌습니다.

섬유가 가진 미세한 질감까지 남김없이 담아내는 묘사 성능은 올드렌즈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게 해줍니다.

빛과 보케가 만들어내는 "올드 라이카"의 맛

역광 속 플레어와 고스트 작례

F4 1/50초 ISO100 BRS

빛 환경에서는 현대의 최신 렌즈가 필사적으로 배제하려는 플레어와 고스트가, 아름답게 화면을 감싸안습니다.

빛이 번지는 것을 "정경의 온기"로 사진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이 시대 렌즈만의 표현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위 위 솔방울 작례

F3.5 1/60초 ISO100 BW+HC

바위 위에 덩그러니 남겨진 솔방울. F3.5라는 다소 얌전한 개방값이지만, 피사체에 다가감으로써 배경은 녹아드는 듯한 부드러운 보케를 보여줍니다.

초점이 맞은 면의 사실적인 질감과 배경의 완만한 보케가 만드는 대비가, 고요한 공기감을 만들어냅니다.

풍부한 톤의 그러데이션과 그림자의 끈기

"산한 즈마론"은 올드렌즈다운 차분한 발색과, 어두운 부분부터 밝은 부분까지 매끄러운 계조 표현이 특징입니다.

특히 흑백 촬영에서는 섬세하고 풍부한 회색 계조와 묵직한 그림자를 그려냅니다.

정렬된 보트 흑백 작례

F8 1/640초 ISO100 BW+NAT

가지런히 늘어선 보트들. 흑백으로 담으면 이 렌즈가 가진 풍부한 계조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하이라이트의 흰색부터 그림자의 칠흑까지 이어지는 그러데이션이 대단히 매끄러워, SL3의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훌륭한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콘크리트 아치 흑백 작례

F11 1/15초 ISO100 BW+HC

이어지는 콘크리트 아치 안쪽으로 뻗어가는 빛. 어둡게 가라앉을 것 같은 그림자 부분이지만, 검게 뭉개지지 않고 벽면의 미세한 요철을 끈질기게 남깁니다.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 유지력은 건축물의 묵직한 존재감을 남김없이 전해줍니다.

거리의 풍경을 잘라내는, 35mm의 거리감

거리 스냅 작례

F5.6 1/160초 ISO100 CLS

스냅 촬영의 정석인 35mm. 붐비는 시내에서도 앞쪽 마스코트에 초점을 맞춰 배경의 인파를 적당히 흐려줍니다.

번잡한 거리 분위기는 적당히 남기면서도, 주인공을 인상적으로 부각시켜 줍니다.

부드러운 보케의 거리 스냅

F3.5 1/125초 ISO100 BW+NAT

올드렌즈 특유의 부드러운 보케와 SL3의 매끄러운 계조 표현이 어우러져, 그 자리의 공기감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한 장이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해상하지 않고 "기억 속 풍경"처럼 어딘가 온화하게 담아내는 것은 즈마론만의 표현력입니다.

SL3와의 조합에서 끌어낸, 즈마론의 새로운 가능성

Leica Eternal 컬러 프로필 작례

F8 1/1600초 ISO100 ETN

Leica Looks 중에서도 선명한 콘트라스트와 높은 채도를 자랑하는 "Leica Eternal"로 촬영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제조사 특유의 고채도 표현과는 다른, 차분한 색 표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노란색과 터키석 빛깔 지붕이 내뿜는 어딘가 노스탤지어한 톤. 네 귀퉁이가 서서히 어두워지는 주변부 광량 저하가 시선을 중앙으로 유도해줍니다.

Leica Bleach 프로필 작례

F4 1/100초 ISO100 BLE

"Leica Bleach"로 촬영. 채도를 낮추고 콘트라스트를 강조한 이 모드는 즈마론의 수수한 렌즈 특성과 발군의 궁합을 보여줍니다.

수면의 조용한 흔들림, 나무 말뚝의 묵직한 검은빛, 마른 풀의 질감. 마치 고요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담담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묘사가 되었습니다.

야간 손떨림 보정 작례

F5.6 1/25초 ISO1600 BW+HC

SL3의 강력한 바디 내 손떨림 보정 메커니즘과 고감도 성능은 올드렌즈를 밤거리로 이끌어낼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슬로우 셔터로 흔들리는 버스의 궤적과, 정지한 배경의 미세한 톤과 질감. 신구 장비가 서로를 보완해 찍은 한 장입니다.

꽃다발 야간 작례

F3.5 1/100초 ISO1250 ETN

매장에 놓인 꽃다발을 압도적인 입체감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배경의 조명은 부드러운 원형 보케가 되어, 빛의 알갱이가 되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합니다.

장미 꽃잎의 매끄러운 겹침과 포장지의 질감까지, 강한 빛과 그림자를 무너뜨리지 않고 그려내는 해상력과 색감에서 이 조합의 높은 포텐셜이 느껴집니다.

Leica SL3의 압도적인 스펙은 올드렌즈의 "결점"을 들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춰진 포텐셜을 극한까지 끌어내기 위해" 기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컴팩트하고 다루기 쉬운 즈마론 L35mm F3.5를 현대의 최고봉 바디에 장착하고 거리로 나선다.

그곳에는 그저 클래식 렌즈를 즐긴다는 표현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숨이 멎을 만큼 고정세하고 정경이 풍부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문: THE MAP TIMES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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