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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완벽함에 지친 이들에게 ⑤ 90년 전 '빛의 유희'를 맛보다 | Leica SL3 × Summar L50mm F22026-10-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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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Summar L50mm F2

『Leica Summar L50mm F2』

1933년에 등장한, 라이츠(Leitz)사 최초로 F2라는 대구경을 실현한 표준 렌즈. 그때까지 주류였던 'Elmar L50mm F3.5'의 밝기를 크게 능가하여,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넓힌 역사적인 한 알입니다.

명칭인 '줌마르(Summar)'는 '줌마렉스(Summarex)'와 마찬가지로 라틴어 'Summa(최고)'에서 유래했습니다.

올드 라이카 렌즈 팬들 사이에서도 특히 이름이 알려진 렌즈이지만, 1933년부터 1940년에 걸쳐 제조되는 동안 여러 차례 개량과 마이너체인지가 이루어져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합니다.

줌마르 렌즈 베리에이션

사진 왼쪽 : 고정경통(히옷토코)
1933년 극초기에 약 2000개 정도 만들어졌다고 하는 고정경통 타입의 줌마르입니다.
침동(수납)되지 않고 렌즈 부분이 튀어나온 채로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정면에서 본 조리개 링의 모습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히옷토코 줌마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후기의 침동식과는 달리 12매 정도의 조리개 날을 채용한 개체가 많아 원형에 가까운 조리개를 실현했습니다. 보케의 아름다움 때문에 컬렉터즈 아이템으로서 매우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사진 중앙좌 : 선흑(先黒)
고정경통에서 침동식으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극소량만 생산된 모델입니다.
경통 끝단의 림(테두리) 부분만 블랙 페인트 마감이며, 바디 쪽은 크롬 도금 또는 니켈 도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진 중앙우 : 표준적인 침동 타입
1933년 중반부터 1940년 제조 종료까지 가장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조리개 날은 6매의 육각형으로 변경되어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세 가지 타입에는 각각 크롬과 니켈 경통이 존재합니다. 라이츠사가 도금 기술을 니켈에서 크롬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걸쳐 제작되었습니다.

사진 오른쪽 : 트로펜 줌마르
열대 지역이나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의 사용을 상정해 설계된 특수 모델입니다.
경통이 일반 줌마르보다 길고, 4군 6매 구성의 일반 모델에서 앞알에 렌즈를 한 장 더 추가한 4군 7매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일반 모델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하는 줌마르. 특히 히옷토코 줌마르나 트로펜 줌마르는 희소성도 높아 컬렉션 아이템으로서 가격도 치솟고 있습니다.

반면 표준적인 침동 타입은 생산 수도 매우 많아, 라이카 렌즈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표준 렌즈입니다.

'라이카 첫 한 알'로서 여기서부터 시작한 분도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중 한 사람으로, M3에 줌마르 L50mm를 끼운 것이 저의 첫 라이카였습니다.

이번에는 그 추억 깊은, 정통적인 침동 타입을 6000만 화소 기종 SL3에 장착하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Leica SL3와 Summar L50mm F2

빛을 포착하고 환상을 두르는, 그 섬세한 묘사

작례 사진

F4 1/1250초 ISO100 BW+HC

유리 너머로 강렬한 태양광을 받자, 현대 렌즈에서는 철저히 배제되는 동심원 모양의 거대한 플레어가 나타났습니다.

빛의 회절과 확산. 최신 멀티코팅으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빛 그 자체를 포착한 듯한 그림이 되었습니다.

작례 사진

F2 1/80초 ISO100 BRS

초점면은 조용히 떠오르면서도, 빛이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며 옅은 막을 두른 듯한 묘사로 이어집니다.

그 자리의 공기마저 가두는 듯한 섬세한 사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작례 사진

F2.8 1/640초 ISO1600 ETN

배경의 일루미네이션을 크게 흐리면, 화면 주변을 향해 점광원이 주판알처럼 일그러지며 소용돌이치는 듯한 그르르 보케가 나타납니다.

주인공인 꽃다발의 질감을 부각시키면서도, 배경은 유화 같은 회화적인 인상으로 바뀝니다.

해상력과 수차가 공존하는, 이중적인 질감 묘사

작례 사진

F2 1/200초 ISO100 CNT

초점이 맞은 중심부의 에지는 놀라울 만큼 날카롭게 해상되어 있지만, 배경의 인파는 크게 흐트러집니다.

중심부의 치밀함과 주변부의 느슨함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작례 사진

F4 1/200초 ISO100 CLS

살짝 조여줌으로써 초점면의 금속 플레이트에서 안쪽의 도로와 차량으로 완만하게 흐려져 갑니다.

SL3의 고정밀 뷰파인더 덕분에 피사계심도도 의도한 대로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앰버 톤에 가까운 차분한 발색이 Leica Looks 설정 그대로의 클래식한 느낌을 살려주었습니다.

모노크롬에서 돋보이는, SL3의 계조와 줌마르의 끈기

작례 사진

F4 1/4000초 ISO100 BW+HC

빌딩 사이로 보이는 구름과 하늘을 'Leica Monochrom High Contrast'로 담았습니다.

전쟁 전 흑백 시대에 설계된 줌마르와 SL3의 압도적인 다이내믹 레인지의 궁합은 발군입니다.

하이라이트인 구름의 입체감을 남기면서도, 빌딩의 칠흑 같은 어둠까지 계조가 끊기지 않고 묘사해 냅니다.

작례 사진

F8 1/13초 ISO1600 BW+HC

건설 현장의 복잡하게 얽힌 철골과 중장비를 위에서 촬영했습니다.

약 90년 전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조리개를 조이면 SL3의 6000만 화소 센서에 뒤지지 않는 치밀한 선을 그려냅니다. 젖은 노면의 반사와 빛줄기까지 선명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작례 사진

F2.8 1/1000초 ISO100 BW+HC

고가도로 아래로 비쳐드는 강렬한 비스듬한 빛.

하이라이트는 쉽게 날아가고 그림자는 어둡게 가라앉기 쉬운 상황이지만, SL3의 센서 성능이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을 끈질기게 남겨주었고, 줌마르가 가진 톤이 화면 전체의 딱딱함을 절묘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작례 사진

F4 1/13초 ISO1600 BW+HC

SL3의 강력한 바디 내 손떨림 보정을 활용함으로써, 어두운 곳에서도 올드 렌즈를 이용한 의도적인 슬로우 셔터 표현이 가능해집니다.

신구 장비가 서로를 보완하며 거리의 한순간을 시네마틱하게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Leica Looks로 맛보는 줌마르의 새로운 매력

이 블로그에서 올드 렌즈를 M형 라이카가 아니라 SL3와 조합하는 이유 중 하나로 Leica Looks의 존재를 들 수 있습니다.

일본 제조사의 룩과는 또 다른 라이카만의 색감이, 올드 렌즈 특유의 부드러운 묘사에 새로운 맛을 더해줍니다.

작례 사진

F2.8 1/400초 ISO100 BLE

은잔류(블리치 바이패스) 효과로 전체적으로 채도가 억제되어 금속감과 단단한 질감이 강조됩니다.

앞유리에 비치는 반사와 차체의 질감이 쿨하게 돋보이며, 도시적이고 다소 정적인 느낌을 주는 묘사입니다.

작례 사진

F2.8 1/400초 ISO100 BRS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앰버 톤이 더해져, 노스탤직하고 따뜻한 레트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줌마르 특유의 부드러운 보케와 어우러져 빈티지한 느낌이 강조된 사진입니다.

작례 사진

F2.8 1/400초 ISO100 CLS

차분하고 깊이감 있는 발색과 다소 깊이 있는 안정된 대비가 특징입니다.

어딘가 지난날의 컬러 필름(Agfa나 Kodak 등)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하고 운치 있는 고급스러운 톤을 보여줍니다.

현대의 렌즈는 지나치게 뛰어나서, 누가 찍어도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상을 맺어줍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완벽함에 아쉬움을 느껴버리는 것도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Leica SL3와 Summar L50mm F2의 조합은 최신 뷰파인더와 센서 기술 덕분에, 올드 렌즈가 가진 '날뛰는 말 같은 수차와 플레어'를 정확하고도 의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호사스러운 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단순히 초점이 무른 사진으로 끝내지 않고, 표현으로서의 '맛'으로 승화시킨다.

너무 완벽한 사진에 조금 질려버린 분이야말로 꼭 체험해 보셨으면 하는, 최고의 한때가 여기 있습니다.

원문: THE MAP TIMES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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